<‘kt 위즈’, 달라진 타선의 무게감! - 강백호 놀랍다.>

kt 위즈가 확실한 한방의 힘으로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kt는 지난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7-1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kt2연승을 질주, 32패를 마크했다.

눈에 띈 건 홈런이다. kt는 홈런포 4개를 쏘아 올리면서 7점을 뽑았다. 홈런군단 SK를 상대로 보인 홈런쇼였다.

이날 만이 아니다. kt5경기에서 총 1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팀 홈런 부문에서 KIA 타이거즈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홈런타자도 다양하다. 로하스와 강백호, 박경수, 황재균이 2개씩 터뜨렸다. 윤석민과 유한준, 장성우, 오태곤은 하나씩 더했다. 특정 개인이 홀로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타선이 고루 터지고 있다.

지난 시즌 kt는 초반에는 마운드가 버텼지만 타선의 침체가 길어졌다. 특정 선수의 타격감이 올라와도 집중 견제를 받으며 고전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29SK전에서 1~8번에 나선 오태곤과 강백호, 로하스, 황재균, 유한준, 윤석민, 박경수, 장성우는 언제든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들이다. 이들은 번갈아 외야 담장을 넘기면서 쉴틈 없는 타선을 만들고 있다.

kt20151군에 올라온 뒤 매년 타격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팀 홈런은 9, 10위를 오갔다.

올 시즌에는 그동안 영입한 선수들이 모여 완성된 타선을 보이고 있다. 트레이드로 온 윤석민과 장성우, FA로 영입한 박경수, 유한준, 황재균에 루키 강백호가 자리를 잡았다.

kt가 내세운 목표는 승률 5할과 5. 쉽지 않은 성적이고 남은 시즌 kt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알 수 없다.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어려운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금처럼 타자들이 번갈아 터져준다면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수 있다.

- 이승엽 KBO 홍보대사도 강백호의 천재성에 반했다. 자신의 신인 시절 보다 훨씬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이 대사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강백호를 봤다. 보는 순간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 일단 스윙 스피드가 빼어나 어떤 공이든 대처가 가능하다. 19살 신인이라고 하기엔 정말 많은 장점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강백호는 29일 현재 타율 368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5경기를 했으니 경기 당 1타점씩을 올리는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이 대사는 나아가 자신의 신인 시절 보다 강백호가 낫다는 평가를 했다.

참고로 이 대사도 신인 시절 천재 소리를 들었었다. 투수로 입단했으나 부상 탓에 타자로 전향해야 했던 상황. 하지만 타자로 빠르게 적응하며 신인 답지 않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이 대사의 신인 시절 성적은 타율 28513홈런 73타점이었다. 이 대사의 평가대로라면 강백호는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선수다.

이 대사는 "나의 신인 시절 보다 훨씬 낫다. 타이밍 선구안 배트 스피드 등 모든 부분에서 나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전 구단은 상대하고 난 뒤의 모습을 살펴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가능성 부분에서도 강백호가 자신 보다 낫다고 했다. 천재성에선 뒤지지 않는 이승엽 대사지만 성장 가능성에서도 강백호가 자신 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이 대시는 "강백호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다. 내 신인 시절 보다 훨씬 낫다고 봐야 한다. 이제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야구 하나만 보고 집중한다면 지금 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노력하는 천재형 스타였다. 이 대사가 강백호에게 "나보다 낫다"고 극찬한 의미 속엔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더 노력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강백호도 노력하는 천재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성패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 있다.

 

<정우람 아낀 한용덕 뚝심, 한화 베테랑들 책임감 느껴야한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4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한화 선발 김민우의 헤드샷 퇴장. NC 손시헌의 부상, 구급차 이송. 한화 송은범의 예상치 못한 호투, 한화 베테랑 정근우의 치명적인 실책, NC 최준석의 극적인 대타 결승 스리런 홈런까지. 한편의 드라마였다.

순간 순간 선택의 기로가 있었다. 최준석을 대타로 낸 김경문 NC 감독의 선택,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마무리 정우람의 조기등판을 거부하고 심수창으로 밀어붙였던 한용덕 한화 감독의 선택이다.

야구를 결과로, 뒤에서부터 풀어나가면 한도 끝도 없다. 다만 그 결과를 이끌어낸 선택에 있어 1경기 승부를 뛰어넘는 철학이 있느냐, 없느냐는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한다.

한화는 1-0으로 앞선 8회말 12루에서 2루수 정근우가 결정적인 수비실책을 했다. 마산구장 내야는 불규칙 바운드가 많다. 이날 경기 전 수비펑고를 받던 한화 3루수 송광민은 불규칙 바운드에 새끼손가락을 다쳤다. 정근우 정도의 베테랑이라면 미리 내야 흙을 체크하고, 정 불안하면 전진 대처하는 등 해결 방법이 없진 않았다.

지난 27일 한화 1루수 김태균은 2사만루에서 높게 치솟은 내야 플라이볼을 놓쳐 싹쓸이 실책을 범했다. 실책 하나로 경기 분위기는 넘어갔다. 이날 정근우의 실책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처리했다면 이후 외야 희생플라이가 이닝 종료로 연결됐을 것이다.

한화는 1-0으로 앞선 1사만루에서 바뀐 투수 심수창이 동점 희생 플라이를 내줬다. 이후 21, 3. 한화 불펜에서는 몸을 풀던 마무리 정우람이 마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용덕 감독은 끝내 정우람을 부르지 않았다. 심수창은 대타 최준석을 상대했고, 결승 3점홈런을 맞았다.

심수창은 전날까지 한화 불펜진 중 유일한 실점, 유일한 피홈런을 안은 투수였다. 한화의 불펜 중심은 박주홍 박상원 서 균 김범수 송창식이다. 심수창은 필승조보다는 추격조다. 이날 한화는 불의의 사고로 2회부터 불펜이 총가동된 상태였다. 이미 필승조 5명이 죄다 투입된 상태였다. 821,3루에서 선택 지는 두 곳이었다. 심수창에게 계속 맡기느냐, 정우람을 조기에 콜하느냐였다.

정우람은 리그 정상급 마무리다. 심수첩다 훨씬 안정적이라는 점을 팬들도 알고 상대팀도 안다. 한용덕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한 감독은 시즌에 앞서 "정우람은 '되도록' 1이닝만 던지게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되도록'이란 단서에 정우람도 미디어데이에서 "언제든지 1이닝 이상을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경기였다면 아마도 정우람을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즌 개막 5게임째. 최준석의 결승홈런이 터지던 순간 TV속에 비춰진 한용덕 감독의 얼굴엔 표정변화가 전혀 없었다. 최악의 결과까지도 염두에 둔 듯한 모습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긴 시즌을 내다보고 정우람 카드를 아꼈다. 투수들에게 "마운드에서 도망 다니는 투수는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한용덕 감독이다. 지도자가 스스로 기준을 흔드는 것은 원칙을 뒤로하고 한걸음 물러서는 모습이다. 조급한 마음에 마무리를 당겨 쓰면 향후 비슷한 상황에서 마무리가 아닌 다른 투수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암시를 사령탑과 팬들은 가질 수 있다.

정우람이 21,3루에서 삼진을 잡았을 지, 안타를 맞았을 지, 홈런을 내줬을 지 알 수없다. 다만 한화는 결과적으로 144경기 중 아쉬운 1경기를 내줬다. 송은범의 호투가 빛이 바랬고, 정근우의 스트레스도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한화 선수들은 한용덕 감독의 뚝심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느꼈을 것이다. 감독 자신이 기용한 선수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과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

시즌 개막 후 1주일. 한화 베테랑 선수들은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박주홍 박상원 등 어린 선수들이 이글스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수 억원, 수 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베테랑 선배들이 실책, 부진으로 후배들의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 누구도 원치 않았을 실책이겠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신구 의기투합없인 11년만의 가을야구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1할 타율-1홈런식어버린 롯데, 이대호가 해줘야 한다.>

예상치 못한 전개다. 프로야구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승후보로 꼽혔던 롯데 자이언츠가 충격적인 개막 5연패에 빠졌다. 연패도 연패지만, 무기력한 경기력이 문제다. 투수력도 그렇고 타격도 그렇고, 아직 베스트 컨디션에 올라오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1할 대에 머물고 있는 팀타율(0.179)1개뿐인 팀홈런은 심각한 수치라는 평가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급 타선을 구축했다. 거액의 투자가 이뤄진 곳도 바로 타선이다. 국가대표 안방마님 강민호(32)와 최준석(35)FA자격을 얻어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NC다이노스로 떠났지만, FA 민병헌(31)을 총액 80억원,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채태인(36)을 데려왔다. 또 내부 FA 손아섭(30)도 총액 98억원에 잡았다. 지난해 복귀한 이대호의 몸값150억원까지 롯데는 최근 2년 동안 328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29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8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롯데와의 3연전을 스윕하며 4연승 가도를 달렸다. 이날 경기에서 패한 롯데는 개막 후 5연패에 빠졌다.이대호가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하지만 2018시즌 개막 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선은 제 힘을 내지 못했다.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팀 내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가 없다. 1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팀 내 최고 타율은 0.278을 기록 중인 손아섭이다. 뒤를 0.238을 기록 중인 민병헌이 잇고 있다.

팀 홈런은 더 심각하다. 디펜딩 챔피언 KIA타이거즈나 KT위즈는 5경기에서 12홈런을 때리고 있는데 반해 롯데는 겨우 1개를 때리고 있다. 지난해 팀홈런 최하위였던 LG트윈스도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때리고 있고, 개인 최다 홈런도 김민성(넥센) 안치홍(KIA)3개를 때리며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것에 비해 롯데는 한 번이라도 타석에 들어선 타자 14명이 5경기 동안 합작한 홈런이 1개인 것이다.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손아섭이 때린 솔로홈런이 유일한 팀 홈런이다.

장타가 나와야 득점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롯데는 장타도 없다. 팀 장타율은 0.235에 그쳤다. 또 팀 타율도 낮으니 득점권 타율이라고 높을 수도 없다. 득점권 타율은 0.152.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4번타자 이대호도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이대호는 5경기에서 타율 0.238에 홈런 타점이 1개도 없다. 더구나 장타율은 제로(0). 이는 2루타도 하나 못 때렸다는 얘기다.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날리고 2루를 밟았지만, 1루 베이스를 밟지 않아 누의 공과 아웃이 됐다. 2루타 기록도 없어졌다. 기록상으로 장타가 없다는 의미이지만, 그렇다고 타구가 큼지막했던 건 아니다. 당시 두산 외야 수비가 다소 왼쪽으로 처져 있었다. 타구 코스에 따른 2루타가 될 뻔했던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장을 맡고 있는 이대호라 심적인 부담도 크지만 결국 이대호가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 5연패 중 가장 아쉬운 경기로 꼽히는 24일 인천 SK와이번스 개막전에서도 이대호는 5-5, 동점인 7회초 1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이 장면을 롯데의 연패가 시작된 지점으로 꼽는 의견이 많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롯데는 이대호가 해줘야 풀린다이대호의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운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상대 팀들의 시프트에 이대호의 타구가 걸린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타자들은 행운의 안타, 빗맞은 안타로 타격감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대호도 시프트를 파쇄하는 타구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30일부터 홈인 부산 사직구장으로 내려가 지역 라이벌 NC다이노스와 3연전을 치른다. 상대 선발은 24일 마산 LG트윈스전에서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앞세우며 7이닝 1실점 호투한 좌완 왕웨이중이다. 안 그래도 처음 만나는 투수들에게 고전하는 경향이 강한 롯데 타자들인데,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종열 위원은 이대호는 경험이 많은 선수이기에 언제가는 타격감이 올라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 시작이 NC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 위원은 왕웨이중과의 승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괴물' 양창섭, 왜 서울팀 1차지명을 받지 못했을까.>

삼성 '루키' 양창섭은 프로 데뷔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KIA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승리, KBO리그 역대 6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데뷔전 최연소(186개월 6) 선발승, 역대 두 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 무실점 승리 기록까지. 고졸 신인 데뷔전 무실점 승리는 류현진(LA 다저스)이 한화 시절 2006LG 상대로 7이닝 무실점 이후 처음이다.

양창섭은 서울에서 초--고를 다녔다. 만약 양창섭이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팀'의 지명을 받았다면, 지금의 양창섭이 가능했을까. 왜 양창섭은 서울팀의 1차 지명을 받지 못했을까.

지난해 8월 열린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서울 3개팀은 풍부한 인재풀을 두고 고심했다. 서울 연고 넥센, 두산, LG1차 지명권을 매년 돌아가면서 우선권을 갖는다. 올해 신인을 두고 넥센-두산-LG 순서였다.

결과는 넥센은 안우진(휘문고), 두산은 곽빈(배명고), LG는 김영준(선린인터넷고)을 지명했다.

체격 조건(193cm, 93kg)이 뛰어난 안우진은 1순위로 꼽혔다. 전형적인 '우완 파이어볼러'로 직구 평균구속이 140km 후반, 최고 구속 156km를 자랑했다. 140km대 슬라이더까지 구사해 당장 1군 무대에서 통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두산이 찍은 곽빈(187cm)은 잠재력에서 높은 평가. 고교 2학년 때까지 주로 타자로 뛰다 투수로 본격적으로 던진 시간이 짧아 어깨가 싱싱하다. 역시 150km대 직구가 돋보인다.

마지막 LG의 선택은 김영준(185cm). 140km 중반의 직구 구속을 지녔고, 3학년 때 고교 성적도 수준급이었다. LG20161차지명 김대현(21)2년 후배로 미래 LG 마운드의 축으로 점찍었다.

양창섭은 덕수고 2~3학년 때 황금사자기 2연패의 주역이었고, 교교 3학년 동안 130이닝을 던졌다. 많이 던졌다. 서울 연고팀들은 현재 기량은 뛰어나나 향후 부상 가능성을 두고 고심했다. 즉시 전력보다는 미래 유망주를 선택했다.

그렇게 해서 고교 성적만을 놓고 보면 최고였던 양창섭은 2차지명으로 밀렸고, 21라운드 전체 2번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곤 프로 데뷔전에서 놀라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양창섭은 1차지명에서 쓴 맛을 봤지만 삼성 입단은 새로운 기회가 됐다. 삼성의 투수진이 약했기 때문이다. 김한수 감독은 신인 양창섭은 불펜으로 활용하려다 캠프에서 선발진으로 급부상했다. 삼성의 고육책이었다.

선발진의 우규민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5선발 후보들이었던 최충연, 김대우 등은 밀려났다. 양창섭은 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까지 호투했고 4선발 자리까지 올라왔다.(5선발 백정현) 삼성이라는, 투수력이 약한 팀에 지명을 받았기에 고졸 투수로 역대 6번째 데뷔전 선발승 주인공이 됐다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자신과 궁합이 잘 맞은 팀에 입단했다.

두산은 외국인 2, 장원준, 유희관이 선발진에서 부동이다. 지난해 후반기 선발로 활약한 함덕주가 불펜으로 가고, 불펜의 이용찬이 선발로 전환해 5선발이다. 김태형 감독이 고졸 신인에게 곧바로 선발을 줬을까. 양창섭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면, 곽빈처럼 불펜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넥센은 5선발이 외국인 2, 최원태-신재영-한현희 토종 3명이다. 안우진이 폭력 행위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5선발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넥센은 그 정도까지 기대하고 안우진을 낙점했다. 양창섭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면, 뎁스가 얇은 편인 불펜 요원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였던 LG는 특급 투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선발과 불펜 숫자가 많은 편이다. 평균 이상의 투수들이 많아 양창섭이 곧바로 선발로 들어가긴 힘들다. 임찬규, 김대현, 임지섭 등 프로에서 2년 이상 경험한 젊은 투수들이 있다. 지난해 신인 고우석처럼 불펜 자리 정도가 남는다.

양창섭은 첫 시작을 화려하게 했다.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서울팀들이 주저한 '부상'에 대한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 고교 시절 많이 던지지 않았더라도, 투수들이 프로 첫 해 풀타임을 건강하게 마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캠프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낸 양창섭은 "욕심내지 않고 차분하게 천천히 하자는 생각이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숨겨진 키플레이어넥센 김성민 확신을 주고 싶다”>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에서 숨겨진 키플레이어를 꼽자면 좌완 김성민(24)이다.

지난 2017년 김택형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온 김성민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3경기에 등판해 431홀드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첫 해부터 팀에 보탬이 됐던 그는 이번 시즌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김성민을 선발 자원으로 평가했다. 에스밀 로저스, 제이크 브리검에 이어 최원태 신재영 한현희가 선발 자리를 맡으면서 김성민을 2군으로 보내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할 계획이었다.

김성민이 2018시즌 넥센 마운드에 주축을 맡아줄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장 감독은 브랜든 나이트 코치가 김성민을 2군에 둔다면 좌완 투수가 부족하다. 1군에 데리고 있다가 나중에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도록 하자고 부탁했다. 나 역시 이에 동의했다롱릴리프나 1이닝씩 짧게 맡길 계획이다고 전했다.

30일 현재까지 김성민은 3경기에 등판해 4이닝을 소화, 아직까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지난 27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1승을 기록했고, 29일 열린 LG전서도 1이닝을 소화해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9일 경기서는 9-2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등판해 김용의를 땅볼로 유도해 아웃시켰으나 오지환에게 볼넷, 유강남에게 내야 안타, 강승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안익훈에 땅볼을 유도해 1루주자 강승호를 잡아냈고, 7회말은 공 6개만을 던져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김성민은 비시즌 동안 컨디션을 맞춰놨기 때문에 조금씩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29일 경기에 대해서는 내가 던지는 밸런스에 비해서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벤치에서 안 좋은 점 등 시합이 잘 될 수 있게 선배들이나 동료들이 조언도 많이 해줘서 경기를 끌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직에 대해서는 심적으로는 선발이 더 편하지만 중간계투로 간다고 해서 좋고 싫음은 없다. 주어지는 보직에 따라 맞춰 가고 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감독님이 믿고 내시는 것이니까 확신을 주고 싶다. (1군에 있는 것도) 어렵게 구한 기회인만큼 확신을 주는 건 내 능력이지 않을까하고 전했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마음은 똑같다. 이기기 위해서. 또 팀에 좋은 에너지를 주기 위해서. 현재 컨디션은 좋지만 조금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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