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정성훈 효과와 무서운 안치홍.>
KIA 야수진이 더 묵직해졌다.
정성훈은 현대, 히어로즈, LG를 거쳐 16년만에 KIA로 돌아왔다. 대타, 백업요원이 주요 임무다. KIA 야수진은 탄탄한 주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백업이 취약하다. 그런 점에서 정성훈의 가세는 KIA에 큰 도움이 된다.
시즌을 치르면서 정성훈의 가치가 더욱 묵직해진다. 단순히 베테랑 백업요원 한 명이 가세한 것 이상의 효과가 감지된다. 베테랑의 가치를 중시하는 김기태 감독은 정성훈의 노련미를 적극 활용,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정성훈은 쓰임새가 많다. 단순히 백업 1,3루수 뿐 아니라 왼손투수 상대 대타와 선발 출전도 가능하다. 워낙 경험이 많다. 29일 광주 삼성전서는 2번 1루수로 선발 출전,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성 좌완 백정현의 한 가운데 공을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후에도 2안타를 추가했다. 30일 잠실 LG전서는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무안타.
지난해 LG 시절에도 선발과 백업을 오갔다. 들쭉날쭉한 기용에 익숙하다. 언제든 타격 기회를 받으면 제 몫을 할 수 있다. 그동안 KIA는 확실한 오른손 대타요원이 부족했다. 베테랑 서동욱, 신예 최원준도 정성훈과 비슷한 위치다. 그러나 이들은 좌타자다.
KIA 주전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잔부상이 있다. 김주찬과 이범호도 정성훈보다 단 1살 어린 베테랑이다. 정성훈은 올 시즌 종종 1루와 3루 수비를 소화하면서 이들의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29~30일에 선발 출전하면서, 김주찬과 이범호가 각각 하루씩 한 숨 돌렸다.
정성훈은 선발 출전하면 타순도 2번뿐 아니라 6~7번을 소화할 수 있다. 수비도 녹슬지 않았다. 1루수는 순발력과 캐치능력이 중요한 포지션. 수비범위가 풀타임 3루수를 맡았던 시절 같지는 않지만, 수준급이었다. 30일 경기서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3루 수비는 괜찮았다.
정성훈의 가세로 기존 주전들이 적절한 긴장감을 갖게 됐다. 벤치에서 젊은 야수들이 정성훈의 노하우를 공유할 기회도 얻었다. 물론 정성훈은 후배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덕아웃 리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정성훈이 KIA에서 원하는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고, 팀에 건전한 긴장감을 안기면 자연스럽게 덕아웃에서 힘이 실린다. 야수 최고참이 솔선수범하면, 팀은 알아서 잘 돌아가게 돼 있다. 이미 KIA 야수진에 묵직한 힘이 실렸다.
김기태 감독은 LG 사령탑 시절 정성훈과 함께한 경험이 있다. '정성훈 사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는 "정성훈이 캠프에서부터 솔선수범했다. 베테랑인데 슬라이딩과 다이빙캐치도 적극적으로 하더라. 후배들과 잘 어울리더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이다. 정성훈 영입에 대한 손익계산을 할 시점이 아니다. 그러나 정성훈 효과는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분명 이득이다. KIA 야수진은 더 묵직해졌다.
KIA가 이번 시즌도 우승을 할 수 있을지,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인 정성훈의 영입은 큰 한 수로 작용할지 계속해서 지켜볼 포인트가 생겼다.
또한, 홈런과 타점의 리더보드에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3월 30일 현재 홈런 부문과 타점 부문 1위는 KIA 내야수 안치홍이다. 홈런은 3개로 5명의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타점도 10개로 3명의 공동선수와 함께 하고 있다. 리더보드 맨 위에 안치홍의 이름이 등장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뜨거운 타격을 하고 있다. 3월 27일 삼성 보니야와 김기태를 상대로 각각 투런포와 스리런포를 날렸다. 이틀 후 29일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포가 나왔다. 팀의 승리를 확인하는 순도 높은 홈런 3방으로 8타점을 거두어들였다.
지난 30일 접전을 벌인 잠실 LG전에서도 0-0으로 팽팽한 4회초 우중간을 크게 가르는 2루타를 날려 선제 타점이자 결승점을 뽑았다. 득점권 타율이 4할4푼4리로 찬스에서도 강하다. 타율도 3할7푼5리로 높다. 팀 내에서 포수 김민식과 함께 가장 타격감이 뜨겁다.
타구와 비거리가 달라졌다. 타구의 궤적이 포물선이 아니다. 홈런은 이상적인 홈런 발사각에서 총알처럼 쭉쭉 뻗어간다. 당연히 비거리도 멀어졌다. 2개의 홈런이 125m짜리이다. 가운데 담장을 쉽게 넘기기도 했다. 전형적인 중장거리형 타자임을 과시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이 말하는 이유는 달라진 스윙 궤적이다. 타구를 이상적으로 공략하는 궤도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스윙 직전을 보면 방망이를 살짝 뒤로 눕힌 상태에서 그대로 공을 때리고 있다.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려 벌크업에 성공했다.
이미 조짐이 있었다. 작년 21번을 넘겼다. 데뷔 처음으로 20홈런을 넘었다. 타점도 93개로 생애 최다였다. 개막 이후 보여준 타격을 보면 세 개의 숫자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30홈런-100타점, 그리고 3할 타율까지.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한 중장거리 타자의 기본 사양이다. 안치홍이 욕심을 부릴 때가 됐다.
<최준석 200홈런 보인다.(-2)>
간절함 속에서 기회를 얻어 NC 다이노스의 유니폼을 입은 최준석은 지난 29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8회말 대타로 나와 역전 결승홈런을 쳤다. 이는 최준석의 프로통산 198번째 홈런이었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최준석은 2004년 10월 2일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첫 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매 시즌 꾸준히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최다 홈런은 2015년의 31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준석이 200홈런을 달성하면 표창 규정에 의거, 기념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KBO리그에서 200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현재까지 25명이다. 1991년 이만수(당시 삼성 라이온즈)가 최초다. 300홈런은 9명(장종훈 이승엽 양준혁 심정수 박경완 송지만 박재홍 이호준 이범호), 350홈런은 2명(양준혁 이승엽), 400홈런은 1명(이승엽)이 달성했다.
<‘LG 트윈스’, 박용택-가르시아 화력 뽐내지만 지원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아도니스 가르시아(33)와 박용택(39)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두 선수가 LG 트윈스 전체 안타의 절반 이상을 합작했다. 그러나 지원사격이 없으니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었다.
LG는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 개막전에서 3-4로 패배했다.
안타수는 KIA와 동일한 10개였지만 타선 응집력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4회와 6회 그리고 8회말 모두 득점권 찬스가 있었다. 이 찬스들을 살렸다면 흐름을 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타선이 침묵하면서 패배를 면치 못하게 됐다.
이날 1번과 2번으로 나선 안익훈(22)과 김현수(30)는 총 9번 타석에 들어서 단 한 차례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누상에 나가있는 주자가 없으니 박용택과 가르시아가 안타를 만들어도 공염불이었다.
가르시아 이후에 오는 타선의 불발도 아쉬웠다. 특히 0-1로 뒤지던 4회말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가르시아의 무사 2루 찬스에서 이어진 채은성(28)과 양석환(27), 오지환(28)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추격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LG는 시즌 초반임에도 득점권에서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는 경기가 많다.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에서도 득점 찬스를 병살로 무산시키는 장면이 2경기에서만 8차례나 나왔고 넥센 히어로즈와 3연전서도 확실한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3번타자 박용택과 4번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나름 제몫을 해줬다는 것이다. 나란히 3안타를 터뜨렸다. 박용택은 올 시즌 두번째 3안타 경기, 가르시아는 한국 무대 첫 3안타 경기였다. LG가 이날 생산한 안타의 60%를 이들이 합작했다.
그러나 이 둘만의 활약으론 승리할 수 없다. 중심 타선을 위해 밥상을 차려줘야할 테이블세터, 그리고 중심 타선의 출루를 득점과 바꿀 하위 타선의 지원사격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승리를 챙길 수 있다.
<김경연, 현역 포기 안한다. 대만 쇼케이스 도전!!>
'포기'는 없다. '불꽃 남자' 김경언이 현역 연장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31일 김경언의 측근에 따르면 김경헌은 조만간 대만으로 건너가 대만 프로팀에 합류, 함께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일종의 쇼 케이스다.
김경언은 한화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이후 새 둥지를 찾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도전을 멈출수는 없었고 두 번째 선택지로 대만을 택했다.
하지만 대만에서도 반응은 좋지 못했다. 대만에서도 외국인 타자라고 하면 일단 큰 것 한 방을 지닌 선수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2015년 16개가 최다인 김경언의 기록만으로는 대만 팀들의 눈길을 끌기 어려웠다.
때문에 선택한 것이 쇼 케이스다. 홈런은 다소 부족할 수 있어도 장타력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장저리포로서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쇼케이스를 택했다.
2001년 KIA에서 데뷔한 김경언은 만년 유망주에 머무르는 듯 했다. 독특한 폼에서 나오는 빼어난 타격 능력을 인정 받았지만 정작 1군 무대에선 가진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전성기는 서른살이 넘은 다음 찾아왔다. 2014년 3할1푼3리로 처음 3할대 타율을 기록한데 이어 2015년에는 타율 3할3푼7리 16홈런 78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햄스트링을 비롯해 각종 부상을 당하며 페이스가 떨어졌다.
결국 2년 연속 70경기에 미치지 못하는 출장 기록을 보였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김경언은 야구를 놓지 않았다. 대만에 쇼케이스까지 가는 모험을 통해 현역 연장의 꿈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경언의 측근은 "김경언은 아직까지 '선수'다. 은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대만 쇼케이스가 실패하면 다음 계획도 있는 데 그것도 선수로서 뛸 수 있는 조건을 우선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너무 짧았기에 더욱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닌 남자 김경언. 그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한화도 좋지 않은 분위기에 있다. 하지만 한화맨 김경언의 이러한 투지를 보고 좀 더 힘을 냈으면 한다.
<‘롯데 자이언츠’, 계속 늘어만 가는 연패(6연패).>
곧 끝나겠지 했던 연패가 어느덧 6연패까지 늘어났다.
부산에는 어느덧 벚꽃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지만, 롯데 자이언츠에는 시련의 계절이 계속되고 있다.
개막 후 6연패의 수렁에 빠진 롯데는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선발 매치업은 롯데 윤성빈-NC 로건 베렛으로, 무게감에서는 베렛 쪽으로 좀 더 기운다.
윤성빈은 지난 25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5이닝 5피안타 5볼넷 2실점 했고, 같은 날 베렛은 LG 트윈스를 상대로 5⅔이닝 2피안타 3볼넷 무실점했다.
상대 팀이 다르기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객관적인 성적만 보면 베렛이 더 나은 투구를 할 확률이 커 보인다.
팀 분위기에서도 타선의 극심한 부진 속에 개막 6연패에 빠진 롯데와 공동 선두로 올라선 NC(5승 1패)는 서로 비할 바가 아니다.
프로 2년 차인 윤성빈의 구위는 빼어나지만, 연패의 부담감 속에서 등판한다는 것이 변수다.
끈끈한 NC 타선을 고려했을 때 무조건 실점을 막아야 한다는 자세로 던진다면 경기는 더 꼬일 수 있다.
윤성빈이 중압감을 딛고 호투한다면 다행이지만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색이 보이면 신속한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
이는 전날 경기의 아쉬움과도 맞물려 있다.
롯데는 2-7로 뒤진 9회 말 이대호의 투런 홈런, 대타 이병규의 솔로포로 2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더는 힘을 내지 못하고 5-7로 패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가 6이닝 5실점 하고 물러난 뒤 추가 실점을 막았다면 경기 결과는 달랐을 수도 있다.
다행히 타선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민병헌은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첫 타석에서의 타구는 중견수 정면으로 가는 잘 맞은 타구였다. 볼넷도 2개 골라내며 선구안도 살아나는 중이다.
신본기도 개막 이후 첫 안타를 2루타로 신고했고, 이대호와 이병규도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3년 차를 맞는 조원우 롯데 감독은 지난해 '관리 야구'로 후반기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두 시즌 동안 109경기에 출전했던 마무리 손승락을 제외하면 리그 최다 경기 출장 20위 투수 안에 롯데 불펜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확실한 불펜 관리는 롯데가 지난 시즌 후반기에 저력을 발휘하며 3위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조 감독은 그 기조 그대로 올 시즌 연패 속에서도 불펜 투수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고 있다. 마무리 손승락은 ⅓이닝을 던진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지금은 과감한 불펜 운용이 필요할 때다. 차가워진 방망이는 연패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롯데의 최대 강점은 불펜에 있다. 지금은 불펜을 아낄 때가 아니다. 게다가 올 시즌에는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약 3주간의 휴식기가 기다린다.
<‘두산 베어스’, 린드블럼 에이스다운 면모 보여주며 공동 선두.>
두산이 파죽의 5연승으로 공동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3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6-2로 승리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패한 후 내리 5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은 이날 롯데 자이언츠를 6연패에 빠트린 NC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켰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걸 의식한 듯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양의지는 3회 결승 3점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최주환도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터트렸다. 그리고 두산이 편안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선수는 개막전 패전의 부진을 씻고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두산의 1선발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22년 만에 리그 전체 이닝 소화 1위에 오른 롯데 소속 투수
롯데는 지난 2014 시즌 9개 구단 중 7위에 머물며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쉐인 유먼과 크리스 옥스프링으로 구성된 외국인 원투펀치는 22승을 합작하며 제 몫을 다 했다. 하지만 롯데는 30대 중, 후반을 향해 가고 있는 두 노장 선수가 2014년을 능가하는 활약을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롯데가 선택한 새로운 외국인 원투펀치는 우완 린드블럼과 좌완 브룩스 레일리였다. 린드블럼은 2015년 32경기에서 210이닝을 던지며 리그 최다이닝 투수로 우뚝 섰다. 롯데 소속 투수가 200이닝을 넘게 던진 것은 1996년의 주형광(216.2이닝)이후 19년 만이었고 롯데 투수가 리그 최다이닝을 기록한 것은 1993년의 윤학길(203이닝) 이후 22년 만이었다. 롯데 팬들은 최고의 이닝이터 린드블럼에게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하지만 85만 달러에서 120만 달러로 연봉이 급상승한 2016년 린드블럼은 사직구장에 홈런공장을 개설했다. 린드블럼은 2016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8개의 홈런을 맞았고 이닝 소화는 177.1이닝(10위)으로 뚝 떨어졌다. 가까스로 10승을 채우긴 했지만 5.28의 평균자책점은 롯데가 기대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롯데가 린드블럼과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중 린드블럼은 갓 태어난 셋째 아이의 선천성 심장병 때문에 스스로 롯데 구단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롯데와 린드블럼이 재회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병을 앓았던 딸 먼로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고 마침 롯데도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의 부진으로 검증된 선발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린드블럼은 작년 7월 KBO리그에 복귀해 12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롯데를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린드블럼은 NC와의 가을야구에서도 14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1승을 기록했다.
사실 린드블럼은 시즌 중에 롯데와 계약하면서 시즌 종료 후 자신에 대한 보유권을 풀어줄 것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외국인 선수가 원소속구단과의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고 구단이 보유권을 행사하면 그 선수는 5년 동안 KBO리그 타 팀 이적이 불가능하다). 린드블럼은 롯데와 결별한 후 여러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작년 12월 더스틴 니퍼트(kt)와 결별한 두산과 총액 145만 달러에 계약했다.
시즌 두 번째 등판 만에 명성에 걸맞은 믿음직한 투구로 첫 승 수확
두산은 강한 내,외야 수비와 뛰어난 공격력으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무엇보다 투수들에게 유리한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다. 린드블럼이 3년 동안 생활했던 부산도 대도시지만 서울은 인구 1000만이 넘는 대한민국의 수도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더 나은 환경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된 만큼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바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통산 94승을 올렸던 '니느님' 니퍼트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다.
린드블럼은 시범경기에서 두 경기에 등판해 9이닝 7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린드블럼을 개막전 선발 투수로 예고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5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며 패전 투수가 됐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개막전 승리를 이어가던 두산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개막전 패배였다.
공교롭게도 린드블럼을 제외한 두산의 나머지 선발 투수들은 모두 시즌 첫 등판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또한 28일 롯데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유희관을 제외한 3명이 선발승을 챙기며 산뜻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성급한 사람들은 '에이스인줄 알고 데려 왔더니 5선발이었네'라며 린드블럼의올 시즌 활약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30일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린드블럼은 강백호와 황재균의 영입으로 한층 강해진 kt 타선을 맞아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무사사구5탈삼진1실점을 기록했다. 린드블럼은 6회까지 18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한 번도 연속안타를 맞지 않았다. 물론 3회에는 두 번의 장타성 타구를 수비의 도움을 받아 막았지만 6회 강백호에게 홈런을 맞은 후에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황재균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린드블럼이 개막 2경기 만에 1선발의 위용을 찾으면서 두산은 린드블럼과 장원준,세스 후랭코프,유희관,이용찬으로 이어지는 물 샐 틈 없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불펜 역시 마무리 김강률을 중심으로 함덕주,이영하,박치국 등으로 이어지는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린드블럼의 건재와 함께 김태형 감독이 그리던 두산의 이상적인 마운드 구성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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